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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언론보도

탈북민취업지원센터 최경일 센터장 [월간 통일한국] 인터뷰

[월간 통일한국]

통통인터뷰 | 최경일 함께하는재단 탈북민취업지원센터장

탈북민 취업 원스톱으로 끝까지!”

기사보기 ▶ http://unikorea21.com/?p=14289

 

 

 

 

 

 

 

Q. 탈북민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가지게 되었나요?

 

A. 원래는 기업 인사팀에서 10년간 회사 생활을 했어요. 당시 회사에서 지원하던 곳 중에 여명학교라는 곳이 있었는데, 봉사 차원으로 방문했다가 재학생들이 대학에는 많이 진학하는데 학업을 마친 후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요. 학생들을 교육하는 일을 해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고 흔쾌히 받아들였고, 그 다음 달에 바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탈북 대학생들이 회사에서 한 달간 인턴십 훈련을 받도록 하는 것이었죠. 처음에는 두 명이 참여했는데 나중에는 방학마다 열 명씩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당시 탈북 청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었는데, 처음에는 현장 체험 위주로 교육하다가 나중에는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직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탈북민을 만나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기업에서는 주로 신입직원 교육을 담당했는데, 직원들에게 ‘가슴 뛰는 일을 선택해라, 아니면 하는 일을 가슴 뛰게 하라’라는 말을 자주 했어요. 그런데 언젠가 탈북 대학생들을 보는 제 가슴이 뛰기 시작하더라고요. 이 일을 더 집중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리고 뛰어들게 됐어요. 사회 공헌으로 시작한 일이 업이 된 거죠. 함께하는재단과는 2012년부터 함께 일했고 2013년부터 센터장으로 일하게 됐어요.

 

 

 

 

Q. 탈북민취업지원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 무엇이며 다른 기관과 차별화되는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일반 성인들을 대상으로 취업 지원하는 것을 가장 중점적인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저희 센터의 특징은 원스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인데요. 단순히 어떠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센터에 와서 자기효능감이 증진되고 취업 자신감이 생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것이죠. 취업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에 필요한 직업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이 실시됩니다. 현재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판매 및 서비스 분야의 직무 능력을 기르는 교육과 함께 면접이나 지원서를 작성하는 실질적인 구직 스킬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육 후에는 직업 알선과 사후관리까지 한 번에 진행되고 있죠. 이러한 취업패키지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 저희 기관만의 차별점이 아닌가 싶어요.

또 하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생애 주기 맞춤형 프로그램’을 세 단계에 걸쳐 진행하고 있는데요. 먼저 ‘예비 대학’으로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에 잘 적응하여 진로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학업에 필요한 글쓰기나 발표 능력, 컴퓨터 지식 등을 집중적으로 알려주고 있어요. 각 학생들에게는 멘토도 연결해주고 있고요. 두 번째로는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각 학생들이 학업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가장 많이 진행하고 있는 마지막 단계는 취업 스킬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입니다. 1년에 한 두 번, 방학을 이용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교육을 마친 후 취업 컨설턴트를 연결해서 취업이 될 때까지 도와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청소년(중학생 이상)과 청년들의 꿈을 진행하는 ‘꿈 사다리’ 프로그램이 있어요. 학생들의 꿈을 전체적으로 설계하고 결국에는 이를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만약 20년 후에 이룰 수 있는 꿈이면 그 기간 동안의 세부 계획을 모두 세우고 필요한 지원을 합니다. 학원이 필요하면 학원에 보내주고,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면 전문가를 연결해주죠. 한 학생에게 두 명의 멘토를 연결하는데, 한 분은 매달 학생을 만나 격려하고 지지해주는 생활 멘토이고, 한 분은 전문 멘토로서 직업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분으로 매칭을 합니다. 이렇게 한 해 10명씩 지원하고 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Q. 올해로 센터 창립 10주년을 맞았는데, 그간 활동으로 얻은 가시적인 성과는 무엇인가요?

 

A. 그동안 센터를 스쳐간 분들을 제외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정기적으로 협조해 주신 인원이 약 700여 명입니다. 지난해까지 통계를 보면 성인 474명 가운데 276명이 취업에 성공했고요. 대학생의 경우 취업만 지원한 것이 아니라 학교 적응까지 이뤄졌는데, 지난해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249명 가운데 100명 정도가 취업에 성공했어요. 전체적으로는 판매 및 서비스 분야에 50%, 사무직 30%, 기타(기술직 등) 20%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또한 탈북민취업지원센터는 민간 차원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한 탈북민 대상 전문 취업기관입니다. 오랜 기간 센터를 운영해오면서 성인과 대학생,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특화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완성되었죠. 지난 4년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가시적인 성과라고 여겨지는데요. 특히 저희 센터는 A/S 프로그램이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한 번의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저희는 교육이 끝난 뒤에 각 영역에 따라 이를 도울 전문가를 배치합니다. 프로그램이 4가지로 운영되고 있는데, 첫째로는 ‘멘토링’입니다. 멘토링을 돕는 기관은 법무법인 태평양인데요. 변호사분들이 매달 대학생들을 만나서 지지 및 격려해주는 역할을 하고 계세요. 두 번째는 ‘코칭’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코치협회나 국제코치협회에 일정 부분 경력이 인정된 코치 분들을 섭외해 탈북민들과 함께 한 주제 안에서 다섯 번 만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로 또는 이성 문제 등 교육 수요자가 코칭 받고 싶은 주제에 대해 전문 코치가 질문을 통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교육의 목표입니다.

또한 ‘컨설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주로 취업 컨설팅이 많죠. 정확한 목표가 있을 때 그에 맞는 구체적인 해법과 지도를 하는 것입니다. 취업 컨설팅 학원에 연결해서 1:1로 6~8회 만나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카운슬링’ 프로그램도 운영 중에 있는데요. 여러 정서적인 문제들로 인해 중간에 취업을 포기하거나 세상과 단절된 채 살고 있는 탈북민들이 계시는데, 이런 분들은 저희가 직접 도울 수 없기 때문에 전문 카운슬링 기관에 연결하여 전문가와 1년에 10번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본인이 원하면 상담 기간을 더 연장할 수도 있고요.

 

 

 

 

Q. 탈북민을 채용하는 고용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탈북민이 동포지만 타문화권에서 온 사람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이해의 출발점인 것 같습니다. 생김새도 같고 말도 비슷하지만 실제적으로 그 사람들이 살아온 환경이나 이데올로기는 우리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어쩌면 외국 사람 못지않은 간극이 있거든요. 탈북민들은 정해진 원칙을 잘 따르는데, 근로계약서 상에 적힌 근무시간을 초과해서 일을 하게 되면 굉장히 힘들어해요. 북한에서 왔기 때문에 이런 대우를 받는다는 생각을 가지기도 쉽죠. 고용주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알려주고 기다려주면 이분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거든요. 잔머리를 굴리지 않고 순수하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직장 내 멘토도 필요할 것 같아요. 탈북민 직원 당 한 명씩 전담할 수 있는 멘토를 연결해서 초기 직장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또한 북한이탈주민을 많이 채용하려면 먼저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북한 사회나 특수성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흑백논리에 강한 북한 사람들의 특징 등을 훨씬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거든요.

 

 

 

 

Q. 센터의 향후 비전은 무엇인가요?

 

A. 저희는 통일을 준비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향후 통일이 되었을 때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어떻게 사회의 변화나 적응을 끌어갈지에 대한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어요.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협력 모델’인데요, 통일이 되었을 때 정부와 민간단체가 어떻게 협력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두 번째는 ‘통합지원 서비스’입니다. 어떻게 통일 이후 사회 변화를 예측하고 북한 주민들에 대한 생애 주기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지에 대한 것을 고민하고 있죠. 세 번째로는 헌신된 인력이 필요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통일 코디네이터’라고 지칭하는데, 특히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영향력 있는 영역의 직업, 예를 들면 교사나 의사 및 간호사, 직업상담사나 사회복지사 또는 법률가도 필요하죠. 이러한 부분들을 준비하기 위해 활동가를 미리 모집하고 교육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서 이야기한 정부와 민간단체 협력모델, 생애 주기 맞춤형 프로그램, 헌신된 인력을 저는 “북한 주민 지원 생태계” 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생태계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북한이탈주민 리더를 양성하여 그들이 플랑크톤 역할을 감당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고, 통일비용이 최소한으로 들 수 있도록 하는 노력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다음 세대에 대한 비전을 품고 있기 때문에 초·중·고등학생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에요.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기획 중에 있습니다.

 

 

 

 

성시현 / 본지기자